우수선플 공모전

선플공모전 수상작 - 장려(류진슬)
관리자

화해와 우정의 힘 선플

용인 성지고등학교 1학년 12반 20번 류진슬

 ‘인터넷’이란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은 정보의 바다, 세계인과 소통 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등 이처럼 거의 비슷한 대답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대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끊임없이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을 만큼 간편하고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토록 장점만 많을 줄 알았던 인터넷에는 아쉽게도 수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뿐만이  아니라 인터넷을 사용하기 시작한 오래전부터 나타나곤 했던 문제인데, 바로 수많은 악플들이다. 근거 없는 괴담과 루머 유포, 이유 없이 난무하는 욕설, 그리고 심각한 한글 파괴(외계어, 통신어) 등 굉장히 더렵혀져 있다. 대충 스윽 훑어보기만 해도 쉽사리 찾아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러한 악플들은 단순히 비판 정도가 아닌, 말 그대로 악성 리플. 이유 없는 비난과 야유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아마 살면서 악플을 달아 본적이 없거나 악플을 겪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굉장히 통신예절을 갖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직접 겪은 사례로 예를 들자면, 한 때 나는 ‘싸이월드’라는 사이트에 빠져있었다. 싸이월드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운영 할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친구들과 ‘일촌’이라는 것을 맺어 자유롭게 친구의 미니홈피를 들락거릴 수 있었다. 내 미니홈피에는 여러 사진들이 있었고, 또 내 사진 또한 많이 있었다. 내가 나름 잘 나왔다고 느낀 사진을 몇 장 올리고, 며칠 후에 그 사진에 댓글이 달렸다. 그럭저럭 잘나왔다고 생각 했던지라 누군가로부터 댓글이 달려 굉장히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나였다. 아무튼 기대를 하고 내 사진의 댓글을 확인한 순간 좋았던 내 기분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은근히 칭찬이 담긴 댓글을 기대했었는데 이렇게 의외로 얼굴을 욕하는 듯한 댓글이 달려 놀라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었다. 순간 용감히 내 사진을 올렸던 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하면서, 괜히 칭찬을 기대했던 내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내 미니홈피에 내 사진을 올리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었는지, 아무튼 그때는 너무 당황스러웠음에 그랬을 것이다. 컴퓨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처음 싸이월드를 접해 신기한 마음에 이것저것 꾸며보고 사진을 올려 사진첩을 꾸미고, 점차 내 사진도 올리게 된 것이었는데 어린 마음에 이런 악플 하나에 심하게 충격을 받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너 사진 왜 올린거야? 엄청나게 이상하다! 이런 얼굴로 사진을 올릴 생각을 하다니.. 뜯어 고쳐버려]라고 댓글을 쓴 이 사람이 누구일까 잠시 궁금해 하다가 댓글 작성자 이름을 보니, 그때 당시 우리 반의 어느 한 남자 아이였다. 나와 별로 친하지도 않던 아이였는데, 나에게 이런 식의 악성 댓글을 달았다는 것 또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굉장히 어렸을 때였는데, 어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심한 욕설을 퍼부은 그 아이가 놀랍게 느껴진다. 그 당시에도 이렇게 심각했던 악플 상황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니. 아무튼 나는 화난 마음에 복수를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이 남자 아이의 미니홈피에 한 번 들어 가봤다. 그리고 메뉴 중 사진첩을 눌렀다. 역시나 자신의 미니홈피라 그런지 본인의 사진이 있었다. 복수심에 넘쳤던 나는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하며 그 아이가 했던 것과 똑같이 나 또한 그 아이의 사진에 욕을 달아 놓았다. [너야말로 왜 이딴 사진을 올렸니? 니 얼굴이야말로 뜯어 고치는 게 훨씬 낫겠다! 니 사진 그냥 지우는 게 좋을걸?]이라고 댓글을 올렸다. 순간 나를 욕한 아이에게 나도 반격을 해주어서 통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어딘가 편치 못한 느낌을 받았다. 이 댓글을 그 아이도 본 것인지, 어느 순간 내가 달은 댓글은 삭제되어 있었다. 어이 없어하던 나는 내 미니홈피에 가보았다. 그리곤 사진첩을 눌렀다. 내 사진을 올려놓는 폴더를 누르자 난 또 다시 충격을 받게 되었다. 내 사진 곳곳마다 그 아이는 악플을 달아놓은 것이었다. 거의 10개가 넘는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 각각마다 달려있는 악플들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억울함과 분노를 느꼈다. 어차피 내가 더 덤벼봤자 더 욕을 먹을 것이 뻔하니, 화가 났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원래 친한 사이도 아니었으나 가끔은 말도 하곤 했던 사이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이 아이와 나의 사이는 이전보다 더 멀어져갔다. 아예 서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이 아이가 나에게 미안함을 조금 느낀건지 소심한 사과를 했다. 실제 만나서가 아닌 인터넷 상으로 말이다. 이 아이가 내 미니홈피 방명록에 써놓길, “미안, 내가 먼저 시비 걸었던 것 같아. 화해하자.”라고 사과를 하자 마음이 풀려서 서로 화해를 하게 됐다. 나도 욕했던 것이 미안한 마음에 그 아이의 미니홈피에 가서 내가 올렸던 지워지지 않은 욕설들을 지웠다.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사진 멋있게 잘 나왔다고 예쁘게 댓글을 달아주었다. 아무튼 이 사건은 별로 친하지 않았던 그 아이와 나 사이를 굉장히 친해지게 만들어줬다. 이 아이가 나에게 먼저 시비를 걸며 악플을 단 것은 당연히 그 아이의 잘못이었지만, 똑같이 욕을 해줬던 나에게도 분명 잘못은 있는 것이다. 굳이 반격을 하면서까지 나도 똑같이 악플을 달아주던 나 또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로 얘기를 했어도 분명 좋게 끝났을 것을 더욱 사태만 나빠지게 했던 악플. 인터넷 상에서의 모든 사랑, 화해, 우정, 배려, 행복의 힘은 선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싶다. 아니, 현실상에서도 미치는 영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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