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선플 공모전

09년 선플공모전 - 우수 (성남 이매고 강희재)
관리자

<선플공모전 - 수기부문>

악플의 호수를 정화시킬 사람은


이매고등학교 1학년 13반 강희재

 나는 손으로 직접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수공예와 관련 있는 인터넷 카페 여러 개에 가입해있다. 내가 만든 작품을 사진을 찍어 카페에 올리면 칭찬하는 댓글들이 꽤 달려 나름대로 내 작품에 자부심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ㅅ'카페와 'ㅇ'카페에서 만든 작품을 자랑하는 콘테스트가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고 나도 그 두 개의 카페에 남자친구에게 주기 위해 만든 왕편지 사진을 찍어 올렸다. 며칠 후 'ㅅ'카페에 내 이름이 우수작 명단에 올라와있었다. 댓글도 많이 달려 있었다. 기대를 하고 댓글을 읽어보기 위해 내 게시물을 클릭했다.
 'ㅉㅉ이것도 편지라고 만들었냐?'
 '불쌍해서 뽑아 줬나봐.ㅋㅋ'
등 많은 기분 나쁜 댓글들이 달려 있었다. 여러 댓글 중에 나를 칭찬하는 사람의 댓글이 하나 있었는데 그 한 명은 나를 칭찬했다는 이유로, 이유 같지도 않은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었다. 좋은 글 다는 사람 한 명, 나쁜 글 다는 사람 열 명. 이게 현실이다. 선한 댓글의 주인은 욕을 먹고 악한 댓글의 주인은 기세등등한 모습이 지금 인터넷상의 현실이다. 순간 여러 사람들이 본 내 작품을 감추고 싶었고 화가 나서 글을 지우고 싶었다. 내가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그것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왜 망신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떳떳하게 우수작 명단에 올라와 있으면서도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점점 작아졌다.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도 뭔가 남들에게 마땅히 욕을 들을만한 죄를 지은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악플이 너무 많이 달려 그 카페에서 활동하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그 몇 십 개나 되는 꼬리에 꼬리를 문 악플들은 내가 '카페 탈퇴' 버튼을 클릭하는 것을 부추겼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로 'ㅇ'카페로 들어가 내 게시물을 클릭했다. 하나하나 댓글을 바닥까지 다 읽어내려 간 나는 감격했다. 악플 하나 없이 모두 내 작품을 칭찬하는 댓글이었다. 별 것 아닌데도 나는 댓글을 달아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지금까지 그 카페에서 많은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악플의 물에 젖은 내 작품이, 아니 내 자존심이 환하고 따스한 빛을 받아 더러움이 증발된 것 같은 느낌이랄까. 좋은 댓글들을 읽고 나니 악플들을 보고 남자친구에게 이 편지를 줘도 될까 하고 순간 망설여지던 것도 그쳤다. 좋은 댓글들이 꺼져가던 자신감의 불씨를 살려준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보다 더 넓을 지도 모르는, 세계의 광장 인터넷에 여러 문제들이 꼬리를 잡고 스며들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악플'이다.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에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악플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은 악플로 넘쳐나고 있다.
 인터넷은 우리 모두의 공간이다. 자신의 공간이고 함께 쓰는 공간이다. 우리의 것은 우리가 스스로 아끼고 가꾸어야 한다. 욕설과 비방으로 난무하는 인터넷을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더럽히는 사람과 청소하는 사람이 따로 존재하면 안 된다. 우리 스스로가 청소하는 사람이 되어 얼룩을 지워야 한다.
 악플을 달기 전에 당신이 상대방이 되어보라. 또 말이 곧 당신의 얼굴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당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을 소리 없는 폭력으로 고통 받게 하고 싶은가? 악플은 또 다른 악플을 낳기 때문에 애초부터 생겨나지 않아야 한다. 인터넷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의 의견과 상대방의 의견이 충돌하거나 대립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지 악플을 달아 상처받게 할 필요가 있는가.
 옛 말 중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댓글을 달아주면 똑같이 기분 좋은 글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서로 좋은 글을 주고받으면 인터넷은 선플의 풍요로 살찔 것이다.
 친절한 댓글 하나로 너도 나도 행복을 나눠 가질 수 있고 격려하거나 위로받을 수 있다. 상대방이 먼저 선한 댓글을 달아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자. 기분 좋은 말과 댓글로 소통을 하고 서로 배려하고 예절을 지켜 아름다운 인터넷 세상을 우리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새까만 악플의 호수를 우리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주고 마음 속 저 깊은 바닥을 행복으로 촉촉하게 적셔 줄 선플의 호수로 정화시키자. 미래에 당신의 아이를 시꺼먼 악플의 호숫가에서 놀게 놔두고 싶은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기 전에 지금이라도 문제를 인식하고 책임의식을 길러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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